소식
[비긴즈 취재] 경영대생들을 위한 공강 시간 200% 활용하기
경영대생들을 위한
공강 시간 200% 활용하기
어느새 봄 학기도 중간 지점을 넘어서고 있다. 개강으로 인한 설렘이 사그라들고 학교 생활에 익숙함 또는 왠지 모를 지루함을 느끼는 시기. 새로 만난 선.후배와의 식사 약속도 끝나가고, 공강 시간이면 할 일이 없어 도서관 혹은 휴게실로 향하는 여러분을 위해 준비했다. 서울대학교 내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들이 있다. 이름하여 공강 시간 200% 활용하기!
1. MoA (서울대학교 미술관)
정문을 통해 서울대학교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건물이 바로 서울대학교 미술관 ‘MoA' 이다. 딱딱하고 정제된 듯한 여타 건물들과 어울리지 않아 더욱 눈길이 가는 MoA는 그 자체가 또 하나의 독립된 예술 작품을 표방하고 있다. 2006년 완공된 MoA는 건축계의 거장이라고 할 수 있는 렘 쿨하스(Rem Koolhaas)가 설계한 작품이다. 도시와 건축을 연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세워가고자 하는 렘 쿨하스는 규격화된 설계를 지양하고, 가변적이고 다채로운 방식으로 건축물에 접근하고자 한다.
( MoA 내부 전경 )
MoA 또한 렘 쿨하스의 이러한 기조에 따라 매우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개별 전시실과 이동 통로, 카페테리아 등이 분리되어 있는 여타 미술관과 달리, MoA는 모든 공간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지하3층과 지상3층의 공간이 개방형 구조를 띠고 있어 웅장함이 느껴지는데, 직접 내부 모습을 감상하다 보면 왜 MoA를 또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학교의 재학생 및 교직원에게는 언제든지 무료로 MoA를 관람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MoA에서는 ‘돌아다니는 시각’이라는 이름으로 4월 3일부터 오는 5월 25일까지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본 전시의 주제는 ‘노마디즘 (nomadism)' 인데 노마디즘은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를 부정하면서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개념을 뜻한다. 인간은 결핍과 부족의 문제를 해결하며 발전하여 왔는데,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노마디즘 이야말로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본 전시는 노마디즘의 개념을 물리적 이동을 넘어 ’사유와 삶의 방식의 무정형성‘ 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Lumio, 맥스 거나완)
(말하는나무 , 이준 설치작품)
도슨트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라면 혼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본 전시는 세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섹션의 흐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마드와 연관된 인간의 삶과 사고가 어떻게 발전하여 왔는지를 보여준다. 따라서 첫 번째 섹션은 물리적인 이동에 보다 집중한다. 노마드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보부상의 유물을 통해 이동하는 삶에서의 물질문화를 탐색한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들에 주목한다. 리케 일도우 드용의 ‘접이식 숙소’. 시블링의 ‘걸어다니는 피난처’ 등은 우리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이동’과 ‘정지’, ‘공간’ 에 관한 관념을 뒤집는다. 사람이 아닌 집 자체가 트럭에 실려 이동을 하고, 안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집이 길거리를 활보한다. 당연하게 여겼던 공간의 소유라는 개념이 모호해지고, 한정된 공간의 새로운 활용성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 섹션은 사유와 공간의 확장을 보여준다. 우리는 끊임없이 발전하는 과학기술 속에서 기기들을 이용해 실제와 가상의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이슈와 문제들은 계속된 변화를 요구한다. 전시는 이동 그 이후의 삶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며 마무리된다.
MoA에서는 그동안 ‘Outside-in 멕시코 현대미술’, ‘Love Impossible', '교과서 속 우리 미술’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전시를 진행해 왔다. 평소에 미술에 큰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도 도슨트의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작품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1층 오디토리엄에서는 매주 목요일 다양한 주제에 관해 무료로 문화예술강좌도 진행하고 있다. 공강시간의 지루함을 한번에 타파하고 교양까지 덤으로 쌓을 수 있는 서울대학교 미술관 MoA로의 견학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2. 서울대학교 박물관
경영대학 근처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박물관에서는 매학기 수요교양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학기로 39기를 맞은 수요교양강좌는 19년 동안 서울대학교 박물관의 단독 주최로 진행되어왔다. 2012년부터는 서울특별시 관악구청에서 지식복지사업의 일환으로 서울대학교 규장각과 박물관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수요교양강좌의 가치를 인정하여 예산을 지원하며 공동주최하고 있다. 수요교양강좌의 프로그램은 지난 17년간 진행되어왔던 것과 같이 서울대학교 박물관에서 구성하고 있다. 수요교양강좌의 취지는 다양한 계층의 관악구민을 대상으로 하여 강좌 수강생들에게 서울대학교 박물관의 수준 높은 강의를 눈높이에 맞게 제공하고, 일반인들의 교양을 쌓도록 하는 것에 있다. 서울대학교 박물관의 고고역사부, 인류민속부, 자연사부, 전통미술부 등에서 매학기 강좌를 구성하여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알 수 있는 지식을 넘어서 각 분야에서 최근에 연구되고 있는 것을 주제로 하여 흥미 있는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매학기 100명의 수강생에게 신청을 받아 강의를 하고 있으나, 별도로 청강에 대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다. 현재 수강생들의 절반은 이상이 관악구민이며 , 각 주제에 관심이 있는 학부생부터 10년을 넘게 듣고 계시는 장기수강생까지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39기 강좌는 조선시대 그림 속 사회와 사람들을 주제로 개최되고 있다. 5월 7일에 서울대학교 조규희 선생은 안동김씨의 세도와 회화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위기의 시기에 ‘문화’로 응답한 안동김씨 가문이라는 것을 소주제로 삼아 그들이 그려낸 작품들에 대해 하나씩 설명했다. 특히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중심이었던 겸재 정선의 작품을 많이 언급했는데, 안동 김씨의 김창협, 김창흡, 김창업의 문하에서 성리학을 배우고, 그들에게 후원을 받았던 겸재 정선의 그림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뛰어난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모습을 담아낸 취성도 뿐 만 아니라, 안동김씨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으며, 그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안동 김문의 주거지인 청풍계를 담아냈던 다양한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정조대, 조선 제일의 명문으로 재평가된 안동 김문이 세도가문으로 부상하면서 상징적 의미로 ‘개장’하였던 그들의 서원에 있던 <곡운구곡도첩>에 대한 설명도 더해졌다.
다음에는 전남대학교 이선옥 교수의 ‘김정희와 조자룡’, 서울대학교 목수현 교수의 ‘대한제국기의 화가와 사회’라는 주제로 강좌가 진행될 예정이다. 시대별로 살펴보는 역사가 아닌,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주제별로 듣는 역사 강의라는 부분에서 수요교양강좌의 가치가 빛난다. 서울대학교 학생으로서 공강 시간을 활용하여 본 강좌를 수강한다면, 우리 역사에 대해 관심이 풍부한 교양 있는 지식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2014년 봄 학기에 열리는 제 39기 수요교양강좌에 대한 내용이다.
<조선시대 그림 속 사회와 사람들>제 39기 수요교양강좌
주관 : 서울대학교박물관 · 관악구청
기간 : 2014. 03. 12 ~ 05. 21 (총 11회)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장소 : 서울대학교박물관 강당
날 짜 | 주 제 | 강 사 |
3월 13일 | 그림에 담은 왕의 모습, 태조 | 조인수 (한국예술종합학교) |
3월 19일 | 조선시대의 공신상 | 조선미 (성균관대학교) |
3월 26일 | 조선시대 계회도 | 윤진영 (한국학중앙연구원) |
3월 02일 | 심사정의 삶과 회화 | 이예성 (한국학중앙연구원) |
4월 09일 | 정선과 교류한 문인들 | 박은순 (덕성여자대학교) |
4월 16일 | 영조와 사도세자 | 정병설 (서울대학교) |
4월 23일 | 정조-그림의 정치학 | 유재빈 (서울대학교) |
4월 30일 | 김홍도와 강세황 | 이경화 (서울대학교) |
5월 07일 | 안동김씨의 세도와 회화 | 조규희 (서울대학교) |
5월 14일 | 김정희와 조자룡 | 이선옥 (전남대학교) |
5월 21일 | 대한제국기의 화가와 사회 | 목수현 (서울대학교) |
더 자세한 내용은 서울대학교 박물관 홈페이지(http://museum.snu.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취재: 홍보대사 B.GINs 9기 이희진(자유 11), 김태현(경영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