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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를 위한 네 가지 패러다임 2012-06-27
조동성 교수
조동성 교수

1. 21세기는 초경쟁의 시대

權不十年(권불십년)이요,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대단한 권세라도 10년이 지나면 권세를 잃게 되고,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열흘이 지나면 시들게 된다는 뜻이다. 권투계의 조 루이스, 무하마드 알리나 영화계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오드리 햅번과 같이 자기 분야에서 20년 이상 정상을 차지하던 인물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오늘 최고의 자리에 있던 사람이 내일이면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고 그 다음날이 되면 또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 즉 “선도자의 수명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현상”을 다비니(D’Avini) 교수는 초 경쟁(Hyper-competition) 이라고 불렀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초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다. 20세기를 지배해온 자동차의 GM과 포드, 통신업계의 ATT, 전자산업의 IBM은 이미 1등 자리를 내놓거나 뒤안길로 사라졌고, 21세기 들어와 새롭게 등장한 야후, 구글도 언제 새로운 기업이 혜성처럼 나타나 자신의 위치를 뺏을까 두려워 전전긍긍하고 있다. 경영자는 한치 앞을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이 맡고 있는 기업을 10년이 지나도 매출과 이익이 순조롭게 참출되는 멋진 기업으로 만들기 위하여 노력한다. 경쟁기업들을 이겨서 1등을 차지하고, 한 번 차지한 최고 자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헤맨다.

2. 경영학의 진화

20세기 경영학자들은 기업이 경쟁에서 이기고,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한 방법으로 세 가지 요소를 찾아냈다. 1930년대에는 경영주체(business subject)를 찾아냈고, 1970년대에는 외부환경(external environment)을 찾아냈으며, 1990년대에는 내부자원(internal resources)을 찾아냈다. 지금부터 70여 년 전 기업을 이끌어가는 최고경영자를 잘 선택하는 것이 기업경쟁력의 원천임으로 확인했고, 30여 년 전에는 사양산업보다 성장산업이 높은 성과를 내는데 더 유망하다는 것을 파악했으며, 10여 년 전에는 자신만이 가진 독특한 자원이 없으면 경쟁기업에게 유리한 조건을 빼앗긴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같이 20세기 경영학자들은 기업이 원하는 성과를 올리기 위한 원인을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큰 성과를 올렸다. 광부가 다이아몬드 원석이 묻혀있는 위치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굴을 파 나아가듯이, 경영학자들 역시 경영성과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원인을 찾아냈다. 경영주체가 중요하다는 다소 막연한 주체기반 관점(Subject-Based View)에서, 경영자가 팔을 걷어 부치고 사업에 더 유망한 조건을 찾아내야 한다는 환경기반 관점(Environment-Based View)으로, 유망한 환경에서 경쟁자를 이기기 위해서는 나만의 독특한 자원을 가져야 한다는 자원기반 관점(Resource-Based View)으로 끊임없이 진화해온 것이다.

이러한 경영 이론의 발전에 대한 역사적 해석에서 각 시대에 새롭게 나타난 경영 관점이 있었다고 해서, 특정 시대에는 한 가지 접근 방식만 존재했던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1970년대에 중심 경영 관점이 주체기반 관점에서 환경기반 관점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주체기반 관점이 가치를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1990년대에 환경기반 관점에서 자원기반 관점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주체기반 관점과 환경기반 관점이 가치를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그 보다는 경영학자들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경영관점에 대한 이해를 어느 정도 한 다음 새로운 관점에 대해 추가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보는 편이 더 적절할 듯 하다. 물론 학자 개인은 한 가지 관점을 가지고 연구를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늘날 경영학계를 보면 주체기반 관점을 채택하고 있는 학자들, 환경기반 관점을 채택하고 있는 학자들, 자원기반 관점을 채택하고 있는 학자들이 공존하면서 크게 세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3. 경영학에 대한 경영자들의 불만

경영주체, 외부환경, 내부자원 중 한 가지만 가지고 경영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그 중 한가지만을 집중적으로 추구해온 학자들과 달리, 기업경영을 책임지는 경영자들은 이 세 가지 요소가 각각 기업이 원하는 경영성과를 이끌어내는데 있어 필요조건일지언정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오랜 경험으로부터 잘 알고 있다. 잭 웰치와 같은 불세출의 경영자를 모셔온다고 해서 다음날부터 경영성과가 나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옮겨간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된 것도 아니며, 자금이 풍부하거나 독특한 특허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사업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세 가지 요소는 기업이 경영성과를 내는데 항상 함께 있어야 하는, 서로 보완적 관계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세 가지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 그 기업은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이에 대한 정답은 “아니오”이다. 만일 대답이 “예”라면 어떤 기업이 세 가지 요소를 함께 가지는 순간 그 기업의 경영성과는 하루 아침에 고공행진을 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이 세 가지 요소를 확보한다고 해도 그 기업이 원하는 경영성과를 내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그러면 이 시간 동안 그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경영학자의 연구주제는 바로 세 가지 요소를 갖춘 기업이 원하는 성과를 얻기 위해 추가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요소이다. 이 네 번째 요소는 무엇인가?

4. 경영자를 위한 경영 패러다임

경영주체, 외부환경, 내부자원은 경영성과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일 뿐, 경영성과를 직접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기업이 원하는 성과는 경영활동에서 나온다. 시장에서 소비자를 찾아내어 이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개발하며, 효율적으로 제품을 생산해서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이들이 지불하는 돈을 환수해서 새로운 시장조사를 하고 제품개발을 하는 순환과정에서 기업이 추구하는 매출액과 이익, 더 나아가 지속경영을 통해 장수기업을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경영성과를 만들어내는데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는 것은 경영활동의 각 요소를 일정한 유형으로 체계화하여 그 활동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게 하는 경영 프로세스이다. 그렇다면 경영활동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경영 프로세스를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논리와 원칙(logic and principles)이야말로 바로 원하는 경영성과를 가져오는 네 번째 요소이자 경영자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해답이 아닐까?

경영 프로세스를 만드는데 필요한 논리와 원칙을 “메커니즘(Mechanism)”이라고 부르자. 여기서 메커니즘은 기업의 현재모습이라는 단편적 현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모습이 나타나게 된 원인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어떤 기업이 원하는 경영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면, 메커니즘을 이용한 경영, 즉 “메커니즘 경영(Mechanism-Based Management: MBM)”은 그 원인을 밝히고 그 기업에게 더 나은 경영 프로세스를 갖게 하는 방법을 제공하여 원하는 성과를 올리게 하는 개념이다. 즉 경영주체, 외부환경, 내부자원으로 구성된 투입물(input)을 결합해서 경영 성과라는 산출물(output)을 이끌어내는 중간 단계에 존재하는 것을 경영 프로세스라고 한다면 메커니즘은 이 경영 프로세스를 구성하는 논리이자 이를 지배하는 원칙(principles)이다. 그리고 메커니즘 경영은 바로 이러한 논리와 원칙을 만들어서 시스템에 장착시킴으로써 경영이 체계적으로 이행되도록 하는 경영방식이다. 이 메커니즘을 하나의 독립된 경영요소로 본다면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주체, 환경, 자원에 이어 경영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네 번 째 경영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 ser-M 패러다임
<그림 1> ser-M 패러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