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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와 혁신문화 2012-06-27
오정석 교수
오정석 교수

"내일은 더 나은 실수를 하자." 이 문구는 최근 창립 4년 만에 일간 검색 건수가 8억 건을 넘어 야후를 앞설 정도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트위터사의 일종의 모토이다. 마이크로블로그 (Microblog) 서비스의 하나인 트위터는 새로운 형태의 통신수단으로 사회, 정치, 상업, 오락적인 많은 활용가치를 입증해 보였다. 이 회사는 모바일 시대의 총아, 애플사로부터 거액의 인수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는 루머가 있을 만큼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사풍으로 거침없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인터넷 시대의 제왕 구글사는 직원들에게 업무시간의 20%는 자기 업무와 관계없는 다른 일에 자율적으로 쓰도록 독려하고 그 결과가 실패하더라도 전혀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한다. 애플사의 경우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시장에 쏟아내지만 이중 많은 시도는 실패로 귀결되곤 한다. 그러나 CEO 스티브 잡스는 실패한 시도들에 대해 종종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방향을 대대적이면서도 공격적으로 수정하여 시장을 따라잡는다.

과거 일본은 몇몇 자동차와 가전제품 업체를 중심으로 혁신적이면서도 높은 품질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세계 경제의 정점에 올라섰다. 그러나 이후 일본의 혁신 활동이 주춤하고 한국, 대만,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거센 추격이 이어지면서 과거와 같은 성장과 수익성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미국의 경우 수리적 모델과 데이터 분석을 앞세운 금융공학 기법 및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촉발된 융합화, 모바일화의 트렌드를 선도하며 세계경제의 중심역할을 다시 공고히 하게 되었다. 원래 혁신은 수요는 잠재되어 있으나 세상에 없던 제품 및 서비스를 세상에 내놓으면서 빛을 보는 법이다. 또한 소비자의 취향은 매우 다양하고 개별기업의 혁신 DNA는 한정되어 있으며 하나의 아이디어가 결실을 맺기까지는 많은 방해요인을 극복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수십, 수백 번의 혁신 시도가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하나의 기업이 연속적으로 많은 혁신을 이루어 내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성공적인 혁신이 끊임없이 발생하려면 경제 전반적으로 혁신에 매진하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장려되고 유입되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경우 몇몇 스타 기업들이 정점에 도달한 뒤 계속된 혁신을 보여주지 못한 데 반해 미국의 경우 수십 년 간 항상 새로운 스타 기업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잠재수요를 이끌어 내고 가치를 창출해 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애플사와 같이 때로는 시장에서 도태되었던 기업이나 개인이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하는 모습도 보인다. 모든 기업과 개인은 일반적으로 어떤 일을 진행할 때 손익 전망이 긍정적인 일들을 위주로 선택, 집중하게 되어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추진한다는 것은 성공 시 이익전망이 높기도 하지만 실수할 확률도 높은 상황을 의미한다. 따라서 혁신적인 기업활동을 장려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실수에 수반되는 손해를 줄여주는 방법이다. 꾸준히 혁신기업이 등장하는 미국의 경우 기업가 정신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과 배려가 보편화 되어 있다. 또한 실리콘밸리로 대변되는 벤처경영 인프라 환경이 조성되어 있으며 이 환경은 정치적, 사회적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되지 않아 상당히 안정적이다. 즉, 실수를 했을 경우 주변의 시선 및 경제적 손실에 대한 부담이 적고 새로운 기회를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혁신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까지 많은 난관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중간 출구를 만들어 주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유튜브가 동영상서비스 시장을 활성화 시키던 즈음 구글사가 막대한 대가를 지불하며 인수한 사례나 마이스페이스닷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시장을 뜨겁게 달굴 즈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이 인수한 사례들은 시사점이 많다. 이 서비스들은 인수 당시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으나 수익모델과 사업 지속성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론도 존재하고 있었다. 이 때 다른 미국의 IT거인들이 이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쟁을 촉발하거나 이 신생기업들이 독자생존을 모색했다면 그 미래가 불투명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성공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 창시자들은 막대한 부와 명예를 얻고 인수에 성공한 기업들은 보다 공고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서비스의 생명력과 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 성숙한 기업인수 문화는 이처럼 기술혁신에 수반되는 실수의 비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를 통해 끊임없는 혁신 활동을 이끌어 내는 일은 일회성 정책과 구호로 되는 것이 아니다. 기업과 인재들의 입장에서 실수에 수반되는 비용을 줄여 동기가 부여될 수 있는 사회 분위기와 인프라의 구축, 그리고 성숙한 시장문화들이 무르익으면 창의성을 갖추고 기술과 인문학에 대한 이해로 무장한 많은 인재들이 시장에 유입되어 자연스럽게 다양한 혁신 성공 사례가 넘쳐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