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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생산적 과업행동 2012-06-27
강성춘 교수
강성춘 교수

조직에서의 사람관리는 전통적으로 직무에서 요구되는 과업행동이나 다른 조직구성원들이나 조직전체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자발적 행동, 즉 조직시민행동(OCB: Organizational Citizenship Behavior)에 초점을 두어 왔다. 그러나 최근 학계에서는 이러한 개인의 긍정적 행동뿐만 아니라 다른 조직구성원이나 조직전체에 해를 미칠 의도로 행해지는 반생산적 과업행동(CWB: Counterproductive Work Behavior)의 중요성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반생산적 과업행동은 크게 회사내의 동료들에게 해를 미치는 반생산적 개인행동(counterproductive individual behavior)과 회사 전체에 해를 끼치는 반생산적 조직행동(counterproductive organizational behavior)을 포함한다. 구체적으로 전자는 동료에 대한 나쁜 소문을 퍼뜨리거나 편애 혹은 정실인사와 같이 특정 동료들에게 불이익 줄 목적으로 행해지는 정치적 일탈행위와 폭력이나 성희롱과 같이 특정인을 개인적으로 위협하는 공격적 행동을 포함한다. 후자는 조직생산과정에서 품질이나 속도를 저하시키는 생산적 일탈행동과 조직 자산의 남용과 절도와 같은 재산상의 일탈행동 등을 포함한다. 조직들이 이러한 반생산적 과업행동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반생산적 과업행동은 조직에 막대한 개인적, 사회적, 재무적 비용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과업성과나 조직시민행동 측면에서 우수한 직원들이 흔히 이러한 반생산적 과업행동을 보인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개인의 반생산적 과업행동을 결정하는 다양한 인지적, 정서적, 성격적 요인들을 규명해 왔다. 먼저 일부 연구들은 개인의 인지능력과 반생산적 과업행동이 반비례한다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범죄행위와 개인의 인지능력이 반비례한다는 연구결과의 연장선에서 똑똑한 사람들은 반생산적 과업행위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부정적 결과를 보다 잘 예측할 수 있으며, 그들은 흔히 상대적으로 더 나은 고용조건을 유지하기 때문에 반생산적 과업행위와 같은 부정적 행위에 참여할 욕구가 적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인지능력이 높을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들이 인지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반생산적 과업행동에 참여하기 때문에 그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며 인지능력과 반생산적 과업행동은 실제로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반박한다.

개인의 반생산적 과업행동은 또한 조직의 직무특성이나 관리방식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먼저 직무특성은 개인의 반생산적 과업행동에 영향을 줄 수 대표적 요인이다. 학자들은 역할 갈등이나 모호성, 대인관계 갈등, 상황적 제약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직무상의 스트레스는 개인들의 부정적 감정을 증가시키고 이것은 차례로 그들의 반생산적 과업행동을 유도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개인들은 조직으로부터 받는 다양한 금전적, 비금전적 보상의 배분과 그러한 보상을 결정하는 절차, 규칙, 과정에서 느끼는 불공정은 반생산적 과업행동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조직요인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많은 연구들은 반생산적 과업행동의 주요 결정요인으로 개인의 성격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구체적으로 Big five라고 불리는 다섯 가지 성격요인 중 개인의 책임의식과 목적의식과 관련된 성실성(conscientiousness)과 타인에게 협조적이고 도움을 주는 경향과 관련된 친밀성(agreeableness)은 반생산적 과업행동과 역의 관계를 가진다는 경험적 증거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긍정적 성격요인과 함께 이른바 “어둠의 삼형제(Dark triad of personality)”라는 불리는 부정적 성격요인은 반생산적 과업행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격의 어둠의 삼형제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거나 조작하려는 대인관계적 기질인 마키아벨리즘 (Machiavellism), 별다른 성취 없이 자신의 우월성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등 자신의 중요성과 특출함에 과대한 느낌을 가지는 나르시시즘(Narcissism), 그리고 다른 사람의 권리를 무시하는 무책임한 행동양식을 반복적, 지속적으로 보이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이른바 사이코 패스의 세가지를 의미한다. 마키아밸리즘 성향을 가진 개인들은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려 하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반생산적 과업행위를 서슴없이 하는 경향이 있으며, 나르시시즘 성향을 가지는 개인들은 타인들로부터 주목을 받기 위해 혹은 자신의 자존감에 상처를 입었다고 느끼는 경우 반생산적 과업행위를 보이게 된다. 한편 이러한 부정적 성격요인들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점은 성과가 높은 직원이나 조직내 리더들에게서 이러한 부정적 성격들이 흔히 발견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영국기업의 임원들의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조사대상 임원들의 3%가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생산적 과업행위의 결정요인 중 상당 부분이 개인의 안정적 성격요인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조직이 반생산적 과업행위를 관리하기 위한 일차적 방법은 종업원 선발과정에서 정직성검사(honest/Integrity test)나 거짓말 탐지기, 약물검사 등과 같은 객관적 테스트 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종업원 참여와 재량권을 확대할 수 있는 직무설계와 공정한 인적자원시스템의 설계와 운영 또한 조직내 반생산적 과업행위를 최소화하기 위한 요건들이다. 덧붙여 조직들은 반생산적 과업성과가 반드시 저성과자에게서만 나타나는 행동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은 조직성과를 높이기 위해 헌신해 온 우수 직원들의 경우에도 미비한 조직시스템이나 능력이 부족한 동료들을 돕기 위해 지속적으로 헌신해야 한다고 느끼는 경우 혹은 자신들의 조직시민행동에 대한 사회적 승인이나 보상이 적절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 장기적으로 좌절감과 분노의 감정을 가질 수 있고 이것은 그들의 반생산적 과업행동을 증가시킨다는 점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