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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산업이 신성장 동력이다. 2016-02-29
이동기 교수
이동기 교수

세계 주요국의 수출시장 점유율을 보면 중국은 급성장을 하고 있는 반면에 한국은 다소 정체되어 있다. 우리가 글로벌 경쟁 우위에 있던 한국의 주력 산업인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가전, 철강, 스마트기기 분야에서 자동차 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정체 혹은 하락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이런 분야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산업들의 하락세를 방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만회할 새로운 산업 분야를 찾는 것이 중요한 실정이다. 대표적인 새로운 분야로 문화콘텐츠 산업을 들 수 있다.

2010년도 실질 GDP성장률이 6.5%인데 비해 문화콘텐츠 부가가치 성장률은 9.5%로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최근 년도인 2013년도를 봤을 때도 문화콘텐츠 부가가치 성장률은 8.0%로 실질 GDP성장률 3.0%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따라서 취약해지는 전통 제조분야를 상쇄할 수 있는 해법이 문화콘텐츠 산업이 될 수 있다. 이를 여러 통계 자료로 자세하게 살펴보자.

글로벌 시장 규모측면에서 살펴보면, 일반적 선입견과는 달리 문화콘텐츠 산업은 휴대폰의 5배, 반도체의 6배, 디스플레이의 13배, 조선의 14배에 달하는 큰 규모다. 우리사회 지도층이나 일반국민들은 아직 문화콘텐츠 산업의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굉장히 작은 산업으로 인식되어 과소평가 받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문화콘텐츠 산업 규모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특정 산업의 매출액이 10억 증가할 때 창출되는 고용자 수를 의미하는 고용유발계수 지표를 보면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장치산업보다 문화콘텐츠와 문화서비스 산업의 수치가 크게 높다. 우리가 고용유발계수가 높을 것이라 생각하는 교육서비스와 운송서비스의 수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문화콘텐츠 산업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 한류산업 자체의 매출을 넘어서, 화장품, 식품, 패션, 관광산업은 문화콘텐츠의 파급력이 큰 분야이다. 특히 화장품 산업의 경우에는 한류를 통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처럼 문화산업의 관련 산업에서 발생하는 외부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화상품 $100 수출에 따른 파급효과를 살펴보면 IT제품 수출에는 $295, 소비재 수출에는 $412로 수출 파급효과도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측 그래프를 통해 한류에 관련된 검색량이 늘어날수록 화장품 수출이 늘어난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알 수 있다. 이러한 분석들을 종합해보면 한국경제의 위기를 제조업 부흥만으로 이겨내기는 어려워 보이며 소프트웨어 및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신(新)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

문화콘텐츠 산업을 창조 산업(Creative Industry)이라고 부르는 영국의 사례를 보자. 우리나라는 2006년에 1인당 GDP가 2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영국은 이를 1992년에 달성하고 2006년에는 1인당 GDP가 4만 달러를 넘어서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1인당 GDP 2만 달러 도달 후 약 10년간 아직 3만 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주춤하고 있는데 어떻게 영국은 2만 달러 도달 후 14년 만에 4만 달러를 넘어서게 되었을까? 20여 년 전 영국도 제조업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제조업 하락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동력으로 창조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창조산업정책(Creative Britain)을 펼쳤다. 20년 동안의 노력으로 영국 창조산업의 부가가치는 127조원으로 35조원인 한국의 콘텐츠 산업의 부가가치의 약 3.6배 정도이다. 또한, 일자리 수를 보면 한국 콘텐츠 산업은 61만 개가량이지만 영국의 창조산업은 168만 개로 약 2.8배 정도이다. 20년의 시차를 간과하고 단순 비교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어떤 시점에서 어떤 산업정책이 필요한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영국을 교훈삼아 문화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야한다.

중국 문화콘텐츠 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보자. 중국은 과거 저임금 노동력에 기반을 둔 수출 제조업 중심의 고성장에서 2000년대 중반 이후 문화 소양을 제고하고 기술 혁신 및 내수 기반 강화, 서비스업 육성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서비스산업 중에서도 특히 문화콘텐츠 산업을 강조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2014년 제4차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동소조 회의에서 “강력하고 실력 있는 전파력, 공신력, 영향력을 갖춘 신형 미디어 그룹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3대 IT기업들은 미디어 콘텐츠 업체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 외에 완다 그룹 같은 대기업들도 중국 정부 정책에 힘입어 문화콘텐츠사업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문화콘텐츠 산업의 급성장은 경쟁력이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부작용도 있다. 제작 역량 부족, 인건비의 급상승, 제작비 인플레이셔 심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최근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에 큰 관심을 갖고 투자하기 시작했다. 중국 자본은 국내의 다양한 문화콘텐츠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한국 문화산업의 우수 인력들을 중국 시장으로 대거 영입 중이다.

우여곡절 끝에 한중 FTA가 통과되었지만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에는 여전히 규제가 많다. 중국이 문화산업에 대해 특별히 강력한 대외 규제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문화산업분야는 전반적인 개방화 추세의 예외적 성격이 강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한-중간의 불균형적인 규제 환경 속에서 차이나머니가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 해외 자본이 유입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기에 무조건 부정적으로 봐서는 안 되지만 부정적 효과에 대한 분석과 대비가 소홀해도 안 된다. 우리의 지혜로운 대응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